[스크랩] 미완으로끝난 봉복산

7979kyk 2010. 12. 1. 10:36

신록의 계절인 6월,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산과 들로 바다로, 그리고  상상의 나래로 나만의 여행을 하는 이도 있다.

혼자서 떠나거나 여럿이 어울려 떠나거나 여행을 떠난다는 자체로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런 6월은 여행시기의 최상인 것 같다.

어딜 가도 산가 들 바다엔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풍경이 널려있다.

연초록 잎 새에 이슬을 머금고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수목과 ,

여기저기 땅에서 솟아 아름답게 자태를 뽐내는 야생화는 가히 초여름의  절정을 이룬다.

6월 초순 이자 현충일인 오늘 산행은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봉복산이다.


아침 7시10분에  모란을 출발한 버스는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원주를 지나 둔내 나들목을 거쳐 9시10경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신대리에 도착했다. 

 신대리에 오는 동안 버스창가에 스쳐가는  맑은 개울물과  하얀 아카시아꽃이 이곳이 청정지역임을 말해주는 것 같다.

오늘 산행코스는 봉복사-800-985.2봉-1090봉-덕고산 (1125)-암봉(1094.2)-1038봉-봉복산(정상)-갈림길-동굴-신대리.

 산행시간은 약7시간.

 참여일행은 31명.

 

 

 

 

도착과 동시에 산행 첫 머리부터 갈팡질팡 이다.

그만큼 봉복산은 호전함과 찾는 이가 많지 않은 산이다.

봉복산의 산행기점은 신대리다.

 봉복사로 산행을 시작한 일행은 신대리 버스종점을 지나 봉복사골로 접어든다.

약10분을 지났을까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솟아 감싸고 있는 부도전을 지나 좌측 산 둔덕위로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봉복사가 나타난다. 천년고찰이라 하지만 크게 하려하지 않고 조용한 절이란 인상이 깊게 든다.

봉복사 옆으로 등산로란 팻말이 보이며 계곡을 타라 산책길이 이어진다.

이 산책로는 약10분후 인삼밭에서 끝이 났다.

여기저기 인삼밭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무너진 인삼밭에 누렇게 뜬 인삼이 보인다.

아마 올봄 기상상태를 보는 듯 냉해와  돌풍영향으로 정상적인 인삼모습이 아니다.

인삼밭을 지나 좌측계곡을 거슬러 오르면서 시원한 바람과 졸졸졸 흐르는 개울을 건너 좌측 계곡을 건너 산죽사이로 희미하게 남능선으로 향하는 길이 보인다.

남능선 오르는 오름길은 제법 가파르고 등에서 땀이 배기 시작한다.

산죽 사이로 난 등산로의 경사가 60도쯤 되지 않을 까 싶다.

 바닥이 부드러운 데다 미끄러워 스틱사용이 필수인 것 같다.

30여분을 오르면,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여기저기 산나물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강원도가 고향인 일행이 산이 높아  온갖 산나물이 널려있다고 말한다.

더덕, 당귀며 곤드레, 우산나물 원추리등, 벌써 수확량이 양손가득하다.. 

일행이 먹어보라고 건내준 더덕의 쌉쓰름한 맛과 향은 산삼을 먹은 양 등산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첫 번째 헬기장이 보이는 800봉에 이르면 백구를 추억하면  이란 팻말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태기산 풍력발전소의 탁 트인 전망이 나타난다.

이를 지나면서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는 산행이 계속되고 참나무와 단풍나무와 같은 낙엽교목이 주종을 이뤄 확트인 조망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곳 가을 단풍은 아름답겠다는 생각으로 3시간여 산행으로 1022M 덕고산 정상이 이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갈등에 지친 일행들이 여기저기서 막걸리를 꺼내기 시작한다.

그 앞으로 하얀 백구 한 마리가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일행은 산행초기부터 길 안내한 봉복사의 유명한 백구란다. 그런데 이 녀석, 사람보다 더 영리하다. 

 막걸리와 간식을 먹는 동안 거리를 두고 얌전히 앉자 기다린다.

 

 

 

 

 

 

 

 

 

 

역시 산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막걸리다.

누군가 산행 애주가는 이렇게 말했다.

산행전에 마시면 시동주,

산정에서 마시면 정상주,

산을 내려와서 마시면 하산주,

등산구간을 완주하고 마시면 완등주 라며 막걸리를 즐긴다고.

막걸리 애주가가 에베레스트등정에 막걸리를 가져가면 어떤 정상도 못 오르지 못할 산은 없을 것이라는 실없는 공상도 해본다.

산 정상에서 마시는  시원하고 껄껄한 이 맛, 아마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를 거다.

목도 축였겠다, 다시 등산을 시작한다.

백구는 벌써 선행자를 인도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운무산으로 방향을 잡고 속도를 붙여  봉복산 정상을 향해 빠르게 이동한다.

맑던 날씨가 어두어지기 시작하면서 천둥소리가 이산 저산에서  변죽을 울린다.

소낙비가 올 기세다.

지루매재 앞에 이르자 빗방울이 떨어진다.

 봉복산 정상이 코앞에 보인데......

가늘던 빗방울이 더 세차게 내린다.

비옷으로 꺼내 입고 다음을 기약하며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벌써 계곡에는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쏟아지는 빗속에 등산복은 흙투성이다.

출발지인 신대리에 이르자, 밭 고량이 하얗다.

우박이 내린 것이다.

오늘 서울 날씨는 30도라는데 웬 우박이며 폭우 같은 소낙비람.

우박도 손톱만하다.

이렇게  오늘 봉복산 산행은 소낙비로 인해 미완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인생사 다 마음대로 되지 않듯 오늘 산행은 그래도 더위와 소낙비, 우박 출현등,

즐거운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출처 : 경기성남한울산악회
글쓴이 : 7979ky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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