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욕지도 산행

7979kyk 2010. 12. 1. 10:32

나는 돌아가리라.

내 떠난온 곳으로 돌아가리라.

출항의 항로를 따라 귀항하리라. 

젊은 시절 수 천 개의 돛을 세우고 배를 띄운 그 항구에 늙어 구명보트에 구조되어 남몰래 닿더라도 귀항하리라.

어릴 때 황홀하게 바라보던 만선의 귀선, 색색의 깃발을 날리며 꽹가리를 두들겨 대던  그 칭칭이소리 없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빈배에 내 생애의 그림자를 달빛으로 싣고 돌아가리라. -생략

           욕지도출생-김성우시인-돌아가는배

 

가도 가도 돌아보며 따라오는 물길 

오며 오며 돌아봐도 사라지는 뱃길

 

길손의 먼지일랑 바람에 맡기고

시름조차 씻어가는 하얀 소용돌이

 

언덕배기 빈 집 하나

닻 내린 늙은이 배

 

갯가에는 물결들 소꼽장난

말없는 소라껍질 옛 이야기

 

물과 바다가 하늘에 닿는 곳

아련한 등대 뱃사람의 기도

 

물새 떼 나래 짓

안개 속에 스미는가

길이야 있고 없고

 

                     노재봉-전총리-욕지도 가는길

 

 

 섬 사람이나 뭍사람이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섬. 욕지도.

그 섬을 만나기위해서 우린 3월 6일 저녁11시경에 성남 모란을 출발했다.

 여느 산행처럼 출발은 순조롭지만 여정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예상인원보다 6명이나 버스정원을 초과한 50여명의 욕지도 산행자들,

6시간의 좁고 좁은 버스안에서 욕지도산행 출발이 즐거워던것은  성남 한울산악회의 임원들이 비회원들에게 제공한 자리양보와 배려로 시작되었다.

 

 

  섬에 도착하여 마주친 욕지도 관광안내도

 

3월 초순의 봄맞이는 욕지도에서.

봄을 만나려면 그곳에 가야 한다고,

경남 통영 앞바다의 욕지도는 섬의 이름부터 산행자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통영에서 뱃길로 32㎞,  39개로 이루어진 섬.

아침 5시경에 도착한 일행은 통영 미륵도 삼덕항매표소앞에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우고 6시 45분에 출발하는 욕지영동고속호에 몸을 실었다.

배의 육중한 모터소리와 모자라는 잠으로 골아 떨어진 1시간여,  누군가 배의 노링이 심하다며 배멀미가  막 시작될쯤 욕지도다 라는 소리에 잠이 깨면서 어둠속에서 옅은 안개옷을 입고 욕지도는 그모습을 드러냈다.

면적 12619㎢ , 주민 2400명이 사는 욕지도는 작지 않은 섬이다. 한때 남해안의 전진기지로 파시가 섰을 만큼 위세가 당당했던 어항이란다. 남해안 일대가 이 욕지도 앞바다로 먹고 산다고 했을 정도란다. 욕지도 주민들은 지금도 어업과 고구마 농사로 생계를 꾸리지만 최근 낚시꾼과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펜션도 늘어나고있다.

 첫 우리를 방문을 기다리는 것은 경찰관이였다. 별다른 절차없이 우리일행은 도착기념사진을 찍고 있으니 마을버스가 도착한다. 50명의 일행이 버스에 오르니 만원이다. 마을버스를 전세낸 모양이다.  버스비는 1000원.

 

선착장에서 한올산악회원기념촬영

 

선착장을 출발한 마을버스는 5분여를 달려 야포에 도착한다. 욕지도를 구경하는 방법은 2가지다.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드라이브 하는 것과 섬의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운치있는 오솔길을 산행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 택한 산행코스는 이곳 바닷가 동쪽 끝 야포에서 출발하여 일출봉에 올라 능선을 타고 가다가 망태봉, 옥동, 혼곡,대기봉거쳐 천황산(392) 정상에서 선착장에 도착하는  10여㎞거리이다.

약 4시간의 30분의 짧은 코스지만 이곳을 지나면서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섬들이 손에 잡힐듯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야포의 산행출발 -일출봉을 향하여

 

망태봉에서 바라본 동항

 

전남 신안 하의도에서 시집온뒤 약혼사진이 없다는 산악회부회장부부기념사진

야포에서 일출봉에 오르는 길은 가팔랐다. 산행이 처음 그렇듯 가장 힘이 든다. 땀이 쏫아진다 . 겉옷을 벗어 배낭에 놓고 5㎞를 오르니 일출봉이다. 능선을타고 1㎞를 가니 망대봉에 다다른다.

이곳 망대봉자락에는 욕지도 최고의 비경이 숨어있다. 바로 이슬로 쌓여 생겼다는 뜻의 노적마을이다. 급경사 비탈에 들어선 노적마을은 어느 신문에선가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만든 작품이라고, 무인도 하나가 한 뼘쯤 자란 보리밭과 마을이 행여 굴러 떨어질가봐 바닷가 언덕을 떠 바치고 있다. 수평선을 수놓은 연화도와 매물도도 이곳에서 보면 노적마을을 빛나게 하는 조연에 불과하다고 표현 하고있다.

.

 아름다운 노적마을

 

 

 

 욕지도 해안 협곡

 

 

 욕지도 해안

 

 

 욕지도 일주도로와 해안

 

 천황산등산로 산악회 임원 기념촬영

 

 

대기봉에서 바라본  야포일출봉-멀리 연화도가보인다(뒤쪽 가운데섬)

어느덧 산행은 해발 392m 천황산 정상을 향하고 있었다. 천황산 중간 대개봉(355m)에서 바라본 욕지도 동항는 빨강등대와 노란등대가 오고가는 배를  맞이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있었다. 

멀리 시아에는  연화도, 상노대도, 하노대도, 두미도, 초도등과 함께 연화열도가 한눈에 들어 온다.

천황산 정상을 향한 발걸음이 시작될 무렵, 우린 하산을 준비했다. 2시 40분배를 타기 위해 포장도로를 따라 20여분만에 첫 출발했던 선착장에 도착했다. 짫은 산행이였지만 무박산행으로 육지도를 돌아보고  배를 타러 내려오면서 느끼는 욕지도는 우리의 뒷동산같이 나즈막하지만 곳곳에 비경이 숨어있는 「알고자 하거든」 이라 선문답같은 다시 오고픈 아름다운 섬이였다.

출처 : 경기성남한울산악회
글쓴이 : 7979kyk 원글보기
메모 :